주희야 어디 살어?

할머니를 만났습니다. 할머니는 주희냐 라며 저를 알아봅니다. 주희라는 이름이 피어오릅니다. 마당 위에 할머니 위에 화단에 핀 꽃 위에 개울 위에 주희가 핍니다. 주희야 어디 살어? 신랑은? 신랑은 뭐햐? 큰고모는 내 배를 보며 어쩜 임신 안 한 거 같다며 놀랍니다. 나는 임신 했었지 말하고 나서 그 말이 과거형이고 현재에 아이가 없음을 상기하고 또 큰고모는 아직 그 일을 모른다는 것을 듣고 두 눈을 손으로 꼭 누릅니다. 눈물이 곧이어 흘러나오고 셋째 고모는 나를 안아주었습니다. 그동안 무뎌졌던 마음이 살아나 들썩였습니다. 애는? 애를 낳아야지. 결혼한 지 꽤 됐잖어? 하나라도 낳아야 하는 겨. 할머니 할머니 나는 그 애와 같이 못 왔어. 그러고 싶었는데. 이렇게 다시 아직 없다고 말할 줄 몰랐습니다. 헤어지며 둘째 고모가 나를 안아주었습니다. 차분하게 나와 내 아이를 어루만지는 위로였습니다.

2025년 3월 8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