스무 명
학생 스무 명이 탔다.
변성기가 막 시작된 남학생들의 목소리가 버스 안에서 웅얼거렸다. 가끔 튀어오르는 목소리도 있었다.
“준혁이 걔는 한쪽 팔에서는 우동 냄새가 나고 한쪽 팔에서는 찜질방 냄새가 나. 근데 신기한 게 그 냄새가 짜증 나는 게 아니라 좋다. 알지.”
“중학교 가면 염색 할 수 있냐? 한민인 한쪽만 초록색으로 했대. 근데 울 학교에 한민이라는 이름 존나 많다.”
“마피아 물고기는 아냐? 세미지 버스커 완전 좋아. 어떤 새끼는 막 스킬 아는대로 막 쓰고.”
학생들은 남대문 시장역에서 모두 내렸다. 마지막에 한 명은 카드가 잘 찍히지 않아 “어, 왜 안 되지? 안 되지? 아, 카드가 안 찍혀요.” 하며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하다 “아, 됐다!” 하며 내렸다.
문이 닫히고 순간 조용해진 버스가 멋쩍은 듯 부르르릉 몸을 떨었다. 그 사이 웅크리고 있던 사람들 모두 기지개를 켜듯 일어났다. 거의 종점이다.